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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육아일기

by 하이사랑 2019. 5. 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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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첫째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빠 나 수학시험 100점 맞았을까? 안 맞았을까? '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가 상기되어 있는 것을 보니, 100점을 맞은 것 같았다. 

'100점 맞은 것 같은데...' '응 맞아, 아빠 나 잘했지?'

 

그 날 저녁, 나는 '포노 사피엔스'라는 책을 통해 스마트폰을 가진 신인류가 어떤 소비 문명을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혁명과 같은 변화의 시기에 우리와 우리 자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듣고 토론하였다. 

 

내가 어렸을 적을 되돌아보면, 나 또한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고 칭찬을 듣고 싶은 마음에 일찍부터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하지 않아도 미리 계획을 짜고, 교과서와 필기 노트를 달달 외우다시피 했고, 심지어 선생님이 나에게 예상 문제를 내라고 하면 거기서 많은 시험문제가 나올 정도로 시험에 대한 준비가 철저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더 이상 암기력을 통한 좋은 성적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는 의미가 없다. 궁금하면 언제든지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알아볼 수 있고, 우리보다 훌륭한 서칭 능력을 가진 포노 사피엔스인 우리 아이들은 이미 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찾아낼 수 있다.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의 동작 원리를 이해하고, 갤럭시를 쓰는 나에게 아직 잘 모르는 아이폰을 우리 아이는 나보다 더 잘 사용한다. 유튜브로 검색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고, 다른 아이가 여행 영상을 올린 것을 보고, 그 나라에 대해서 부모에게 물어보고 놀러 가자고 이야기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나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사실 나는 스타크래프트가 그렇게 인기가 좋을 때에도 '게임은 시간 낭비야'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보거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야.'라고 생각했었다. 아프리카 tv가 나오고 BJ 들의 방송을 보면서 저급하다고 생각했고, 그저 말풍선을 받으면 기뻐하는 그들을 보며 냉소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그들의 팬들에게는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그들을 보면서,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라는 반성을 하게 된다. 열심히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암기했던 나, 그래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나름의 세상의 정해진 규칙을 지키며 어느 정도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래서 나만의 차별화 콘텐츠, 탁월함은 무엇이지...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살아내고 있는 것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깨달음을 4~5년 전부터 가지게 되었고, 연결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내가 도움을 줄 곳은 없는지.. 나랑 협업할 곳은 없는지.. 내가 배워야 할 사람과 분야는 없는지..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나는 나의 자녀에게 아빠가 지금까지 걸어왔고, 품고 있던 질문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고 싶다. 이제 더 이상 시험을 잘 보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고, 남을 도와줄 수 있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뛰어난 상품과 정보를 만드는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날 선물로 요즘 인기 있는 취미 클래스 APP인 '클래스 101' 수업을 딸아이에게 선물하였다. 이제는 누가 만든 것을 그냥 사주는 것이 아니라, 당장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직접 만들어 보고 느껴보고 배워보라고... 클래스 101처럼 취미나 재능을 가진 것이 이제는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의 변화가 정말 놀랍다. 진짜 '포노 사피엔스'의 최재붕 교수님이 하신 말씀처럼 모든 비즈니스는 이제 '포노 사피엔스' 아니면 이용하지 말라고 해야 할 정도로 그들에게 정조준해야 한다고 하신 것처럼...